서론
이번 포스팅은 연료전지 발전소 건립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주장에 대한 의문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아래 사진은 강동구에 연료전지 발전소가 들어온다고 하는데 그에 반대하는 아파트 주민들이 붙인 대자보이다.
반대하시는 분들의 주장을 요약하자면,
1. 수소를 이용한 연료전지가 수소를 만드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배출량이 많은 그레이수소를 사용하면 클린에너지가 아니다.
2. 폭발 위험에 대한 검증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3. 발전소가 들어서면 송전에 의한 전자파 영향에 대한 안전성 검증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관련 전공자인 내 입장에서도 걱정이 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공감된다.
과학기술자들이 해결해주어야지 연료전지 발전소가 보급되는데 장애물이 없을 것 같다.
그런 측면에서 개인적인 궁금증으로 과연 그레이 수소를 사용한 연료전지 발전소가 석탄을 사용한 발전소와 비교하였을 때 얼마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될지 한번 계산해보기로 했다.
그레이수소? 블루수소? 그린수소?
포스팅을 읽으시는 분들 중 그레이수소, 블루수소, 그린수소를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간략하게 정리하면, 수소를 생산하는 방식에 따라 분류가 된다.
[그린 수소]
수소를 생산하는 가장 직관적인 방법은 물(H2O)를 전기 분해하여 수소와 산소를 분리하는 것이다.
문제는 수소로 전기를 생산하려고 전기를 사용한다는 아이러니가 생긴다 ㅎㅎ;;
최대한 적은 전기를 이용하여 물에서 수소를 분리하는 기술이 열심히 개발 중이지만 아직은 조금 이치에 맞아보이지 않는 측면이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전기분해의 장점은 아무런 부산물 없이 물에서 딱 수소와 산소만 나온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린수소는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생산된 전기를 이용해서 물을 전기분해해서 만든 수소를 지칭한다.
어렵게 수소를 만들어서 다시 전기를 생산하지 말고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생산된 전기를 사용하면 되지 않냐고 물어보는 분들이 있을 것이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Power to Gas (P2G), 즉 신재생에너지에서 생산된 전기를 수소가스로 저장한다는데 그 의의가 있다. 신재생에너지의 가장 큰 단점은 생산량 컨트롤이 안되는 것이라서 저장이 필요한데, 이를 Energy storage system (ESS)만 사용해서 하게 되면 배터리를 만들어야 하고, 배터리는 비싸고.. 리튬 매장량도 한정적이고... 배터리 관리도 힘들고 ... 이런 여러가지 문제가 있다.
따라서 에너지를 다양한 source로 전환하는 기술의 측면에서 분명한 효과와 의미가 있다.
[블루 수소와 그레이 수소]
전기분해 외에 많이 사용되는 방법으로 수소 생산을 위해 메탄가스를 개질(Reforming)해서 사용을 한다.
개질 방법에도 여러가지가 있기는 한데 (Methane steam reforming, Partial Oxidation..) 기본적인 반응식은 다음과 같다.
- CH4 (메탄)+ H2O (물) -> CO (일산화탄소)+ 3H2 (수소)
- CO (일산화탄소) + H2O (물) -> CO2 (이산화탄소) + H2 (수소)
즉, 개질 과정에서 최종적으로는 수소와 이산화탄소가 나온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수소인데, 이산화탄소가 부산물로 나오는 것이다.
전기분해와 달리 수소를 얻기 위해 투입되는 에너지는 적은 개질 방법은 아쉽게도 이산화탄소가 부산물로 나온다는 단점이 있다.
이 때에 부산물인 이산화탄소를 포집해서 대기 중으로 배출하지 않고 처리할 경우에는 블루수소
포집하지 않고 대기중으로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면 그레이 수소라고 지칭한다.
그레이수소 이용 연료전지발전소 이산화탄소 배출량
vs.
석탄발전소 이산화탄소 배출량
서론과 부연 설명이 길었다. 본론으로 넘어가자.
석탄 발전소의 1 kWh를 생산할 때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991 g이라고 한다.
이는 국제 원자력 기구 (IAEA) 자료에서 발췌하였다. 참고로 이산화탄소 배출량 비교표는 아래와 같다.
발전원 | CO2 배출량 (g/kWh) |
석탄 | 991 |
석유 | 782 |
천연가스 | 549 |
바이오매스 | 70 |
태양광 | 57 |
풍력 | 14 |
원자력 | 10 |
수력 | 8 |
그 다음으로는 수소의 발전량을 알아보자.
다행히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KIER)의 묻고 답하기에 20년 11월 17일 문의사항에 관련 내용이 있어 발췌하였다.
수소의 발전량은 17~20 kWh/kg 이라고 한다. 단위를 맞추기 위해서 17~20 Wh/g으로 생각하겠다.
또한 그레이수소는 4H2 생산시 1CO2가 발생한다. (위의 반응식 참고)
그렇다고 하면 몰질량으로 비교하였을 때 5.5 g의 이산화탄소가 1 g의 수소 생산시 발생된다고 할 수 있다.
이제 위 기재한 내용들을 바탕으로 그레이 수소 활용 연료전지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추정하면,
275 g/kWh ~ 324 g/kWh라고 할 수 있겠다. (수소 1g당 발전량이 효율에 따라 범위가 있기 떄문에 범위가 있음)
소결을 내자면
- 석탄발전소 이산화탄소 배출량: 991 g/kWh
- 그레이수소 이용 연료전지 발전소 이산화탄소 배출량: 324 g/kWh (보수적으로 높은값 채택)
즉 그레이수소 이용 연료전지 발전소는 석탄발전소랑 비교했을 때는 67.3%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저감할 수 있다.
이코노미스트 중앙시사매거진의 기사 (https://jmagazine.joins.com/economist/view/331721) 에서 358 ~ 523 g/kWh라고 기재한 것으로 보아 어느정도 맞는 값으로 보여진다.
결론 및 개인 의견
결론적으로 연료전지 발전소가 그레이수소를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석탄발전소에 비해서는 67% 정도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저감하기 때문에 연료전지 발전소 건립을 반대하시는 분의 의견처럼 온실가스의 주범이라고 하는 것은 잘못된 의견이라고 보여진다.
물론! 애초에 LNG(액화 천연가스)를 개질해서 어렵게 수소로 바꿔서 사용하지 말고 그냥 LNG로 발전소를 건립해서 운영해도 비슷한 수준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기 떄문에 현재 기술수준에서는 클린에너지로써의 역할이 애매한 것이 사실인 것 같다.
솔직하게 송전시 전자파 발생이나 폭발 위험성에 대해서는 내가 연료전지 스택을 제작하는 사람도 아니고, 송전 전문가도 아니여서 확답은 못하겠다.
찾아본 바로는 어짜피 연료전지 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전기는 송전탑 없이 바로 한전 그리드로 보내서 사용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전자파는 없을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는 것 같고, 폭발 위험성은 수소 탱크가 있어야 폭발 위험이 있는 건데 (지금까지 대부분 폭발 사고는 수소 충전소) 연료전지 발전소는 바로 개질기를 이용해서 수소를 생산후 바로 발전에 소비하기 때문에 폭발 위험이 없다고 한다.
실제로 연료전지와 개질기를 이용한 실험 시설과 이에 대한 경험을 직접 들어본 바로는 아무도 폭발 위험을 무서워하지 않았다. 수소를 저장해놓고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도시가스에 개질기 연결해서 연료전지 구동할 때에 가스가 주입되서 바로 수소 생산 후 연료전지가 돌아가는 방식이기 때문에 수소 폭탄 걱정하듯 걱정할 필요는 없는 건 또 맞는 것 같다. (가스 폭발 위험은 있을 수 있지만?)
그리고 이산화탄소 배출량 저감이 혁신적이지는 않지만, 연료전지 발전소 인프라를 만들어 놓고, 수소 생산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점점 그린 수소 사용 비율이 올라가게 되면 연료전지 발전소 인프라를 즉각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미래 기대효과도 생각해야 한다고 본다.
또한, 연료전지 발전소는 열도 같이 생산하는 열병합 발전 (Combined heat and power system, CHP)이기 때문에 지역난방 공급에도 기여를 해서 그 지역 난방비 절감에도 효과가 있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해당지역 주민분들께서 직접 판단하실 일이고, 발전소 건립 관계자 분들께서 잘 풀어나가셔야 하는 숙제이지만, 이번 포스팅이 팩트 체크에 약간의 도움이라도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작게나마 가져본다.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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