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환경, 소음진동

실내공간 음향의 기본이 되는 잔향시간(Reverberation time, RT)의 이해

Dr. 임만 2021. 3. 3.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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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오랜만에 음향에 대한 포스팅을 올립니다. 애초에 스터디 포스팅을 올리는 이유가 공부한 걸 남에게 설명한다 생각하고 요약정리하면서 다시 내 것으로 만들고 하는건데, 아무래도 요새 음향공부를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 보니 벌써 가물가물해지면서 포스팅 하나 쓰려면 다시 공부했던 것을 꽤 봐야하네요.

 

아무튼 오늘은 실내음향을 논할 때 가장 기본이 되는 잔향시간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건축음향에서 잔향시간은 거의 사람의 첫인상과 같은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사람에 대해서 물어볼 때 "그 사람 첫인상이 어때?"라고 하는 것처럼 콘서트홀이나 공간의 음향에 대해서 물어볼 때는 "거기 잔향시간이 몇초야?"라고 물어보는 것이 꽤 일반적인 것 같습니다. 그만큼 공간을 대표할 수 있는 음향지표라는 것이겠죠?

잔향시간이 길면 동굴처럼 울린다라는 느낌을 받고, 짧으면 녹음실 처럼 소리가 먹먹한 느낌입니다. 따라서 공간의 목적에 따라서 잔향시간은 다르게 설계되고 있습니다.


잔향시간의 정의는 아래의 그림과 같습니다. x축을 시간, y축을 음압이라고 하였을 때 직접음으로부터 수음() 된 소리가 60 dB 감쇠하는 시간을 잔향시간으로 정의합니다. (그림에서 첫번째 작대기가 직접음 레벨이고 두번째 작대기가 수음되서 들어온 첫번째 소리이니 두번째 작대기가 기준입니다.)
정의대로라면 잔향시간이 길다는 것은 처음 들어온 소리가 쉽게 감쇠되지 않고 길게 남는 다는 것입니다.

x축은 시간, y축은 음압일 때 잔향시간의 정의

잔향시간을 계산할 때 가장 유용하고 중요한 식이 있습니다. 바로 Sabine 잔향식입니다.
식은 아래와 같이 나타납니다. 여기서 T가 잔향시간이고, V는 공간의 용적, A는 흡음면적이라고 불리는데, 흡음률*면적의 총합입니다.  흡음률에 대해서는 본 포스팅에서 다 설명하기가 쉽지 않으니 다음 기회에 포스팅을 따로 하겠습니다.

간단히 말하면, 흡음률은 재료의 특성입니다. 소리가 해당 재료에 입사되었을 때 얼만큼 소리를 손실시키느냐에 대한 지표인데요.  흡음률*면적의 총합이라는 말은 실에 있는 모든 면에 대한 각 재료의 흡음률과 해당 재료의 면적을 곱해서 더하라는 것입니다.

다시 Sabine 식에 대해서 간단히 서술하면, 실내의 용적이 클 수록 잔향시간이 길어집니다. 아무래도 소리가 방해받지 않고 더 멀리까지 전파되고 반사되서 돌아올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기 때문이겠죠? 직관적으로도 큰 공간이 더 울린다라는 경험이 있으실 것입니다. 또한 흡음면적이 클수록 잔향시간이 짧아집니다. 위에서 말씀듼대로 흡음률이 높으면 음 손실이 커지기 때문에 빠르게 소리가 감쇠됩니다. 0.163이라는 계수는 Sabine이 찾아낸 상수입니다.

Sabine 잔향식은 매우 유용합니다. 간단하면서도 쉽게 공간의 잔향시간을 계산할 수 있고, 설계시에는 역으로 원하는 잔향시간 구현을 위한 실내의 용적과 흡음면적을 알 수 있습니다. 대체로 공간의 규모는 이미 건축주가 실의 용도와 함께 정한 후에 음향설계를 의뢰하기 때문에 Sabine 잔향식을 통해서 우리는 흡음면적을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잔향시간은 위에서 말씀드린 대로 초기음이 60 dB 감쇠하는 시간으로 말씀 드렸습니다. 그리고 실제 계산시에는 Impulse response (충격응답)을 해당 실에서 녹음해 온 뒤 Decay curve를 아래의 그림과 같이 구한 후에 초기음이 시작되는 시간을 0 dB때로 하는 것이 아니라 -5 dB일 때로 정의한 후에 -65 dB일 때의 시간과 차이로 봅니다. (즉, 아래 그림의 T60이 RT)

이는 0 dB일 떄의 음압은 조금 불안정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소음대잡음비, SNR이 높을 수 있음) -5 dB을 시작점으로 보는 것입니다.

또한 잔향시간을 구할 때 표준은 T60이지만, 실제로 가진원(음원)의 음압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에는 애초에 60 dB까지 감쇠가 깔끔하게 일어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특히 배경소음이 높은 실인 경우에는 음원대비 60 dB 감쇠하면 배경소음과 마스킹이 되어서 정확한 결과를 도출하기가 어렵습니다. (아래 그림의 왼쪽 그림은 매우 이상적인 예이죠;;)

따라서 T30, T20의 값을 사용합니다. 30 dB 감쇠할 때의 시간에 2배 또는 20 dB 감쇠할 때의 시간에 3배를 RT로 사용하면 소음대잡음비가 높은 경우에도 잔향시간 계산이 가능합니다. 동시에 이렇게 T20, T30을 보는 것은 감쇠하는 모양의 특성을 반영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특별히 초기감쇠특성을 보기 위해서 Early Decay Time (EDT, T10)도 음향지표로 많이 활용됩니다. 눈치가 빠르시면 아시겠지만 이는 10 dB 감쇠할 때의 시간에 6배입니다.  

 

EDT가 RT와 비슷하면 아래 그림의 (a)와 같은 Uniform decay 특성을 보이고, EDT가 RT보다 짧으면 아래 그림의 (b)와 같이 Rapid initial decay, EDT가 RT보다 길면 아래 그림의 (c)와 같이 Slow early decay를 나타냅니다.

이렇게 초기감쇠 특성이 바뀔 수 있는 것은 아무래도 음원 주변의 초기구조나 홀의 Geometry적 특성에 따라서 나타날 수 있고, 이는 청감적인 특성에도 반영된다고 연구되고 있습니다.

이제 잔향시간에 대해서는 충분히 이해했으리라고 보여집니다.

그렇다면 설계시 잔향시간은 어떻게 설정되어야 하는지 참고자료를 제시하겠습니다.
아래 그림은 실 용적과 용도에 따른 권장 잔향시간입니다.

용도는 연설, 강의/ 챔버 뮤직/ 오케스트라 뮤직/ 오르간 뮤직 으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교재에는 오르간 음악은 2.5초 이상, Romantic classical은 1.8 - 2.2초, Early classical은 1.6 - 1.8초, 오페라는 1.3 - 1.8초 챔버는 1.4 - 1.7초, 드라마는 0.7 - 1.0초로 제안하고 있습니다.

용도별, 용적별 적정 잔향시간 (RT)


본 포스팅을 통해 잔향시간의 정의와 용도에 대해서는 이해하셨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여러 교재와 제가 들었던 수업의 필기 그리고 ISO 표준을 참고한 내용이니 아래의 Reference들을 보시면 더 도움이 되실 것 같습니다. 

Ref:
- ISO 3382:  Acoustics - Measurement of the reverberation time of rooms with reference to other acoustical parameters

- M. David Egan, Archiectural acoustics, 2007

- Y. Ando, Architectural acoustics, 1998
- M. Barron, Auditorium acoustics and architectural design,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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