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국내에서는 환기시스템에 대한 일반인들의 이해가 매우 부족하다. 이는 주택에 환기장치 설치가 의무화 된 것이 얼마되지 않았기 떄문인데, 보통 우리는 "환기하자!"라고 하면 문과 창문을 열어왔다. 즉 자연환기로 실내의 답답한 공기를 내보내고 외부의 맑은 공기를 들여왔다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생긴다. 추운 겨울에 집에 난방을 빵빵하게 틀어놓았을 때나 무더운 여름날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어놓았을 때 우리의 자세는 어떠한가? 추우니까 창문 열지 말고, 실내의 시원하게 만든 공기가 밖으로 새버리니까 창문 열지 말라고 한다. 게다가 근 몇년간 미세먼지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면서 공기청정기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고, 미세먼지가 높은 날에 창문을 열려는 시도는 절대하지 않는다.
환기는 신선한 외기 도입을 전제로 한다. 요새 바깥공기가 실내공기보다 더럽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에 "바깥 공기를 들여오면 문제 아냐?"라는 분도 계실 것이고, 심지어 실내에서 공기청정기만 틀고 살면 문제 없는걸로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신선한"이라는 의미에는 산소공급의 의미가 담겨있다.
물론 중금속이 포함된 미세먼지는 인체에 유해하지만 실내에서 재실자에 의해 높아진 이산화탄소 농도는 공기청정기로 산소로 바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무조건 바깥공기 (외기)에 함유된 산소로 교체해주는 작업이 필요하다.
에너지 절약을 위해 실내의 기밀성을 유지하고 환기량이 부족해지면 이산화탄소 농도 과다, 실내 오염물질 등으로 인해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그렇다면 위에 열거한 많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외기를 공기청정기처럼 필터링 해주면서 산소는 유입시켜주고 또한 추운 겨울이나 여름에는 들여오는 외기를 실내 냉방/난방 부하를 만들지 않도록 적절히 처리해줘서 들여오는 기계환기가 필요하다.
이미 해외에서는 기계환기는 꽤 일반적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오피스나 컨벤션 센터, 공공시설 등에서는 중앙에서 기계 공조를 하고 있고 호텔 같은데에서는 환기장치 On/Off가 가능하다.
서론이 매우 길었는데 그래서 오늘은 기계환기 장치 중 100% 외기만으로 환기를 하는 외기전담시스템 (Dedicated outdoor air system, DOAS, 일명 도에스)를 소개하고자 한다.
"본론"
외기전담시스템이라는 용어가 있다는 것은 곰곰히 생각해보면 역으로 100% 외기를 사용하지 않는 환기장치가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 먼저 그 얘기부터 하고 넘어가겠다.
앞서 말했듯이 환기를 하게 되면 외부공기가 실내공기와 컨디션이 많이 다를 때에는 외기를 들여올 때 냉방 또는 난방부하가 발생하므로 재실자가 불쾌해진다. (ex: 추운 겨울 -10도 공기가 실내로 그대로 들어온다. / 또는 더운 여름 32도 습도 80%의 공기가 그대로 실내로 들어오면...)
따라서 들여오는 외기는 실내 공기와 비슷한 컨디션으로 환기장치 안에서 처리되어져서 들여온다.
또한 환기를 하는 것은 외기를 들여오는 것도 있지만 내부 공기를 배기하는 의미도 있다. 당연히 실내 압력을 유지하려면 들여오는 만큼 빼줘야 한다.
여기서 Mixing 시스템이 나온다. 외기를 실내공기 컨디션으로 만드는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해서 들여오는 외기량은 최소환기량만 들여오고 배기하는 공기의 일부와 섞어서 다시 급기하는 것이다. 말로 들으면 이게 뭔가 싶다. 아래 그림을 보면
예를 들어 외기를 3을 들여와야 하면 배기를 3만 하면 된다. 하지만 일부러 배기를 10을 하고 3은 버리고 7을 외기와 섞는다. 이렇게 하면 얻는 이득은 무엇인가?
외기가 너무 차갑다고 할 때는 따뜻한 실내공기였던 배기와 섞어서 에너지를 쓰지 않고 어느 정도 따뜻하게 전처리를 하는 것이다. 아래 잠시 수식으로 예를 들어보면
* 1안: 섞지 않았을 떄
5도 공기를 20도로 만들어서 급기 해야함. 온도차 15도를 상승시킬 히팅코일 에너지가 필요함
* 2안: 섞었을 때
5도 공기가 20도의 실내 공기와 3:7의 비율로 섞이면, 15.5도가 됨 (비율로 계산)
따라서 온도차 4.5도를 상승시킬 히팅코일 에너지가 필요함.
1안과 2안을 비교하면, 섞어서 급기하면 무려 11.5도의 온도차만큼을 올리는 히팅코일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최소환기량(3)만 외기로 들여오고 실내공기와 섞어서 환기하는 방식을 썼다.
이 방식은 오염된 실내 공기를 희석시키는 방법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무엇인고 하니, 바로 교차오염이다.
오염된 실내 공기를 밖으로 빼다가 신선한 외기와 다시 섞어서 들여오다 보면은 여러개 방에 동시에 환기를 공급하는 장치의 경우 이 방 저 방의 공기가 섞이게 된다.
옆방에서 라면을 먹고 있으면 그 냄새가 밖으로 배기되다가 신선한 외기와 섞이고 그 다음에 그 공기를 다시 여러 방에 나누어주면 모든 방에서 라면 냄새가 나는 것이다. 만약 라면 냄새가 아니고 독성물질이라고 하면 심각한 문제이다.
또 하나 문제는 공기령(Age of Air)의 상승이다. 공기령이랑 공기 나이로 보면 되는데, 이렇게 희석해서 실내 공기질을 유지하는 방식은 더러운걸 깨끗한걸로 교체해주는 방식이 아니다 보니까 공기령이 높아지게 된다.
이러한 교차오염, 공기령 증가 등의 실내 공기질의 저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본래의 환기 정의에 충실한 시스템이 외기전담시스템이다.
아래의 그림처럼 외기전담 시스템에서는 3의 최소환기량이 들어오고 3의 배기가 이루어진다.
그렇다면 앞서 말한 에너지 절감은 없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DOAS에서의 핵심포인트 중 하나는 전열교환장치 사용에 의한 폐열 회수이다.
전열교환기는 물질교환은 이루어지지 않고 열교환과 습기 교환만 이루어지게 하는 장치라고 보면 된다. (실제 이 놈의 생김새와 원리 등에 대해 다 말하자면 내가 완벽히 알지도 못하거니와 복잡하니 생략한다.. ㅎㅎ)
외기와 배기의 전열교환 (엔탈피 교환)을 통해서 기존의 시스템에서 섞어서 쓰는 것와 비슷한 효과를 가져온다.
* 1안: 전열교환기 사용하지 않았을 떄
5도 외기를 20도로 만들어서 급기 해야함. 온도차 15도를 상승시킬 히팅코일 에너지가 필요함
* 2안: 효율 70%의 전열교환기 사용시
5도 외기를 20도 70% 효율로 배기와 전열교환하면 15.5도. 따라서 4.5도만 가열을 해서 20도로 만들어주면 된다.
이렇듯 외기전담시스템은 버려지는 폐열(또는 미활용) 에너지를 회수하여 냉난방부하를 감소시켜 시스템 운전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
"결론"
외기전담시스템은 100% 외기만으로 환기를 실내에 공급하는 환기장치로 기존의 실내 오염공기를 희석시켜 정화하는 방식에 비해 분명 실내 공기질을 향상하는 시스템이다.
또한 미활용 에너지 회수를 통해 에너지 절감까지 달성할 수 있으므로 이점이 있다.
그러나 내에는 일반인들에게 기계환기의 중요성이 인식되어 있지 않고, 건물 내 설비 설계 또한 전통적으로 사용해온 방식을 고수하는 경향이 있어 국내 확산에는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냥 이 글을 읽고 환기의 의미를 재고해보고 이러한 시스템이 왜 필요한지 한번 고개를 끄덕이고 넘어가기만 하면 목적을 달성했다고 본다.
또한 이 시스템에 대해서는 설비 공부를 시작하고부터 언젠가 한번 제대로 소개해야지! 라고 생각해왔지만, 아직 수행이 부족한 관계로 제대로 소개하기까진 시일이 매우 오래 걸릴듯 하다 ㅎㅎ;;
그저 설비시스탬 공부하는 사람의 노트라고 생각하고 가볍게 읽어주셨으면 한다.
끝!
[그림출처]
http://m.devatech.co.in/heat-exchanger-wheels.html
https://plus.google.com/+AriaSpAZoppola/posts/5fbVHRku1Tu
http://www.healthadvice4life.com/sick-building-syndrome.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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