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후연구원 (Postdoc.) 삶

포닥, Postdoc, 박사후연구원 이야기

Dr. 임만 2021. 2. 22.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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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대학생이 죄를 지으면 가는 곳이 대학원이라고 한다.

공학 분야를 기준으로 석사는 2, 박사는 보통 4년 정도가 소요되며, 석박사통합은 더 짧아야 정상일 것 같지만 마찬가지로 박사학위 취득까지 6년정도가 걸리는 것이 보통이다.

물론 보통이라고 함은.. 리얼 보통이고, 능력과 운과 교수님의 의지가 모두 맞는 경우 박사과정을 3년만에 끝내시는 분도 들어봤고, 석박사통합은 5년만에 끝내시는 분을 실제로 두분 뵈었다.

(능력에 운과 교수님의 의지라는 것을 첨언한 이유는 능력이 아주 출중하여도 때가 맞지 않으면 박사학위 논문 주제가 쭉쭉 진도가 안 나갈 수 있고, 결정적으로 졸업의 권한을 가지신 지도교수님의 의지도 중요하더라)

 

반대로 보통의 6년을 넘어서 최대 길게는 10년동안 석박사통합하시는 분도 보았다. 필자만 해도 7년 소요되었다. 길어지는 이유는 매우 다양한데, 본인이 학위논문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판단하여 자체적으로 미루는 경우도 있고, 본인은 하고 싶은데 지도교수님이 No라고 하셔서 못하는 경우도 있고졸업요건을 못 채운 경우도 있고, 등등등등…. 너무 다양해서 다 적기는 어렵다.

이렇듯 길고 긴 대학원 생활이다 보니 학교 지박령이 되는지라 죄를 지으면 가는 곳이 대학원이라고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졸업할 때는 약간 출소?!하는 느낌이 들긴 들었다. 이제 사회에 나가서 뭐해야 하나 싶기도 하고..

 

박사를 받고 나면 이제 지도교수님은 없다. (물론 스승님으로서 여전히 많은 가르침을 주시지만!)

독립개체가 된 것이다. 연구소나 기업에 취직을 하거나, 사업을 시작하거나 할 수 있고, 박사후연구원 (Postdoctoral researcher), 일명 포닥을 할 수 있다.  (분야에 따라서 포닥이 거의 필수인 분야도 있다고 한다. 바로 현업 투입이 불가능하고, 더 실무 연구커리어르 쌓아야하는 분야들)


"그래서 포닥이 뭔데?"

보통 대학원생 지인이 없는 분들은 아예 들어볼 일이 없는 직책이 포닥이다.

포닥은 박사학위 취득 후, 5년 이내의 Fresh 박사들이 연구원으로 있을 수 있는 자리이다. 5년이라는 용어에서 알 수 있듯이 평생 직함이 아니라 카테고리를 나누자면 계약직이다.

 

누군가는 박사후연구원이야라고 하면, 박사 후에 또다른 학위 과정을 하는 줄 안다. 포닥은 학생이 아니고, Fresh 박사가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하거나 관리를 함으로서 연구 커리어를 쌓는 자리이다. 본 과정에는 지도교수는 없고, PI라는 존재가 보통 있다. Principal investigator로 연구를 주도하는 책임자로 보면 된다. 국내에서는 기관에 따라서 박사후연구원을 연수 개념으로 보아서 연수책임자를 지정해놓기도 한다.

 

포닥이라는 개념이 모든 기관에 따라 동일하지는 않은데, 포닥도 다양한 고용 형태와 기관에서 근무를 하기 때문에 그에 따라서 요구되는 것이 매우 다르다.


"무슨 일을 하십니까?"

크게는 학교 포닥과 연구소 포닥으로 나눌 수 있는데, 연구소는 보통 정부 출연 연구소(정출연)에서나 포닥제도가 운영된다. , 회사나 영리법인 연구소는 영업이익에 도움이 되는 운영을 하기 때문에 포닥은 없다.

 

연구소 포닥부터 말해보자면, 정부에서 신진연구자 지원을 목적으로 만든 자리이기 때문에 연구소 팀장님들 입장에서는 박사급 인력을 영입할 수 있고, 박사의 경우 정출연의 업무 커리어를 쌓을 수 있기 때문에 좋다. 정출연은 보통 자체적인 내부 연구 프로젝트와 외부 펀드를 받아와서 운영하는 프로젝트들이 있고, 해당 프로젝트들에 들어가서 연구 업무를 진행한다.

 

앞서 말한대로 연수책임자 또는 PI가 있고, 이들이 상사가 된다고 보면된다. 좋은점은 기존 석박사과정에서 맡아볼 수 없었던 규모의 또는 종류의 연구와 다른 것을 경험해 볼 수 있다는 것이고, 맡은 업무에 따라 다르겠지만 단점은 보통 프로젝트 일을 진행하는 것이 우선되다 보니, 논문을 쓸 시간은 부족하다. 아카데미적인 실적보다는 연구 프로젝트의 진행이 우선시된다.

 

학교 포닥의 경우에는 포닥 본인이 펀드를 들고 간 경우와 PI인 교수님 또는 학과가 연구 프로젝트를 유치하였는데, 인력이 필요하여 뽑는 경우 2가지가 있다. 두가지에 따라서 업무 성격이 다르다.

본인이 펀드를 들고 가는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경우가 많다. 고용주가 없는 경우이다. 자유라는 것이 좋은 점은 박사의 커리어에 양적으로 가장 영향을 미치는 논문을 쓸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다. 다만, 질적으로는 고용주가 시킬 일이 없을 수 있으므로 본인이 적극적으로 연구를 진행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진행이 안될 것이다. 또한 연구소 포닥이나 고용주가 일이 있어서 뽑은 포닥에 비해서는 수행하는 연구의 펀드 자체가 작아서 질적 연구 수준을 높이기에 어려움이 많다.

 

PI인 교수님 또는 학과가 뽑은 포닥의 경우에는 또 다른데, 명확하게 할일이 있으니 상사 개념이 좀 더 생긴다. 맡을 연구 프로젝트나 업무가 명확하고 다만 자유도는 좀 떨어질 수 있다. 그래도 연구소 포닥과는 다르게 학교는 아카데믹 실적의 중요도가 프로젝트 진행만큼이나 높은 우선순위가 있기 때문에 논문 쓰는 것에 대한 시간을 상대적으로 많이 가져갈 수 있다. 고용주도 같이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위에서 언급한 각 기관별, 고용 상황별 포닥의 장단점 등은 아주 상이하고 개인의 선호도와도 관련이 있기 때문에 참고만 하기 바란다.


"끝!"

이번 포스팅에서는 박사후연구원, 포스트닥터, 포닥은 무엇인지와 대략적인 그들의 업무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았다.

대학원을 고민하는 분들과, 대학원생인데 졸업 후 진로를 고민하는 경우 참고가 되었으면 한다.

그렇다면 포닥은 어떤 방법으로 될 수 있을까? 그 이야기는 다음 포스팅에서 다루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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